
::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거참 시워언하게 잘 만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는 너무나 좋다. 그동안 쌓아뒀던 마블의 캐릭터들이 한 화면에 모였으니 말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 몇몇 작품의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모두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에 지나지 않았다. 초반에는 액션이 없지만, 영웅들을 한데 모으기 위한 시간이니 조금 참아주자. 그래도 아이언맨의 시니컬한 유머가 난무(???)하고 블랙 위도우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으니 마냥 지루한 시간은 아니다.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되는 중반부 부터는 아, 말 그대로, 그냥, 재밌다.
더 이상 아무런 말 안 하련다. 정말 개봉일에 바로 가서 본 영화는 (기억 속에서는) 처음이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영화. 엔딩 크레딧 이후에 잠깐 나오는 장면을 보면, '타노스'라는 악당이 지구를 침공할 예정인 것 같고, 그 얘기는 속편도 제작될 거라는 얘기. 마블의 설정집을 보면 타노스는 어벤져스 다 모여도 이기기 힘든 등급이라고 하니, 아마 어벤져스 멤버들이 더 모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모두들 아이언맨을 보기 위해 영화관에 앉았다가, 일어날 땐 헐크의 팬이 되는 영화! (그래서 포스터 이미지도 헐크)
2012.04.26 20:05 강동 CGV K열 11
:: 건축학개론, 2012
일단 제목부터 주목. 나 나름 건축과 졸업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배경도 마침 내가 딱 1-2학년이던 94, 95년 정도를 배경으로 한 듯(전람회 앨범이 94년 5월 발매했으니, 95년도가 배경인 것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 그렇다면 그 재수 없는 2학년 선배가 94학번이겠네...).
기억을 더듬어 봤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업이 있었나? 내 기억 속엔 없는데, 동창들의 말에 의하면 그냥 1학년 애들 전체 다 큰 강의실에 모아두고 교수님 소개하는 것처럼 한 분씩 돌아가면서 이런저런 얘기 해주던 수업이라고 하더라. 얘기 듣고보니 그런 수업이 있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 인물에 사람을 하나씩 대입한다. (직업은 다르지만) 엄태웅에는 나를 대입해보고(아, 절대 외모나 그런 얘기가 아니다!!), 그 까불지만 웃긴 친구에는 비슷했던 친구를 하나, 압구정 사는 부잣집 선배에는 또 누구를, 이 배역에는 누구를... 실제로 그들끼리의 관계는 상관없고, 내 주위에도 저런 사람들이 하나씩 있었고, 저런 사건들이 하나씩 있었던 것 같은 기분으로 하나씩... 저기 저 속, 깊숙한 곳에 묻혀 있던 것들이 모래를 털고 부유하는 기분.
철저하게 추억을 돋게 하는, 그것을 노린 영화다. 마침 그 타겟인 세대는 현재 티켓 구매력도 충분하다. 비슷한 영화가 근래에 없기도 했고. 게다가 그들의 과거 첫사랑 역에는 삼촌팬들 그득한 수지를 내세웠다. 아, 이거 정말 작정한 영화(내가 티켓을 산 이유에 수지가 없었다고는 절대 말 못한다).
하지만 작정했다고 해서 혹평은 못 하겠다. 제대로 작정했고, 제대로 노렸고, 노림수는 제대로 터졌으니까. 이 정도면 됐으니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쓴웃음 한 번 짓고, 어디 포장마차에서 취하지 않을 정도의 쏘주 한 잔 하고 싶어졌으니까. 누군가가,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단번에 오래된 흉터를 살짝 만져주는 것 같은 느낌. 슬쩍 마음이 움직였으니까. 됐다.
아, 포스터는 (당연하게도) 수지의 캐릭터 포스터로. 사이즈도 평소 포스팅보다는 조금 크게.
2012.3.25 16:25 CGV 강동 2관 F17